one: 중국에 있다고 생각한 건축의 이상향이 있다. 실제 도시는 아니다. 샹그리라, 가상의 도시. 제임스 힐튼의 소설 『로스트 호라이즌』(1933)에 나오는 가상의 티베트 도시인데, 중국 사람들이 기존에 있던 도시의 이름을 이것으로 바꾸어 버렸다. 시간이 흐르면 실존의 샹그리라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샹그리라 이야기도 어딘가에 포함시켰으면 한다. 동서양의 이상향을 묶어서 간단하게 언급할 수 있겠다.
동양에서는 산수화 속 정원이나 도가의 무위자연에 가까운 공간들이 이상향의 이미지로 떠오른다. 반면 서양에서는 18세기 계몽주의 이후 ‘이성’을 바탕으로 한 이상적 세계의 구상이 활발해졌다. 괴테의 『친화력』은 18세기 계몽주의적 사유 속에서 인간과 자연, 감정과 이성이 충돌하고 조율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궁극적으로 오브제적인 건축이라고 하면, 이것은 사실 건축의 의의를 이야기한다. 일종의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계몽사상이 하나는 오브제적인 건축과 같은 길로도 서양 문명이 가게 한 것도 있고, 또 다른 한 방면은 환경 친화적인 방법으로 가게 한 것도 있는 것이다. 이게 중요한 것이다. 이런 것들도 우리 연구의 중심은 아니지만, 한 부분을 다룰 수는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