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이상향

one: 중국에 있다고 생각한 건축의 이상향이 있다. 실제 도시는 아니다. 샹그리라, 가상의 도시. 제임스 힐튼의 소설 『로스트 호라이즌』(1933)에 나오는 가상의 티베트 도시인데, 중국 사람들이 기존에 있던 도시의 이름을 이것으로 바꾸어 버렸다. 시간이 흐르면 실존의 샹그리라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샹그리라 이야기도 어딘가에 포함시켰으면 한다. 동서양의 이상향을 묶어서 간단하게 언급할 수 있겠다.

동양에서는 산수화 속 정원이나 도가의 무위자연에 가까운 공간들이 이상향의 이미지로 떠오른다. 반면 서양에서는 18세기 계몽주의 이후 ‘이성’을 바탕으로 한 이상적 세계의 구상이 활발해졌다. 괴테의 『친화력』은 18세기 계몽주의적 사유 속에서 인간과 자연, 감정과 이성이 충돌하고 조율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궁극적으로 오브제적인 건축이라고 하면, 이것은 사실 건축의 의의를 이야기한다. 일종의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계몽사상이 하나는 오브제적인 건축과 같은 길로도 서양 문명이 가게 한 것도 있고, 또 다른 한 방면은 환경 친화적인 방법으로 가게 한 것도 있는 것이다. 이게 중요한 것이다. 이런 것들도 우리 연구의 중심은 아니지만, 한 부분을 다룰 수는 있는 것 같다.

동양을 대표하는 문화

one: 동양을 대표하는 문화라고 그러자. 사실은 발생이 중국인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차 마시는 거. 서양 사람들은 일본 것인 줄 안다. 불교의 선(禪) 사상은 중국말로는 ‘선(Chán)’, 일본말로는 ‘젠(Zen)’, 우리말로는 ‘선(Seon)’ 인데 서양 사람들은 전부 ‘젠’으로 안다. 분재(盆栽)는 중국말로는 ‘ 펀짜이 (Pénzāi / 盆栽)’, 일본말로는 ‘본사이 (Bonsai / 盆栽)’이며 서양 사람들은 ‘본사이’로 안다. 바둑은 중국말로는 ‘기(棋, Qí)’, 일본말로는 ‘고(碁, Go)’이며 마찬가지로 서양 사람들은 바둑을 ‘고’로 안다. 20세기 초에 서양에 지금 이야기하는 이런 동양문화를 영어로 쓴 책을 막 엄청나게 소개를 하는데 이게 전부 다가 일본 사람들이 한 것이다.

선불교를 영어로 쓴 일본의 대표적인 사람이 스즈키 다이세츠다. 서양 사람들이 감탄하는 정도로 엄청나게 아름다운 문장으로 쓴다. ‘음예예찬’ 책도 영어로 먼저 쓰여지고, 그러고 난 다음에 일본어로 번역을 한 것이다. 미국 건축과에서는 1,2학년 때 읽게 만드는 책이다. 그러면 그냥 일본에 푹 빠지는 거다. 이런 데가 있구나. 미국하고 전혀 다른 건축물이 있는 이상향 같은.

two: 원오원에서 만든 도무스 코리아에 한국어로 된 주제어들(예: 비빔 melting pot)이 있다. 일본 사람들이 했던 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